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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 주면 아이들은 그러한 경험에서 뭔가를 얻고 그 순간들을 기억하게 될 것이고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며 어린 시절의 즐거웠던 파티를 회상해보면 단지 또래들만으로 이루어진 파티보다는 여러 가족 삼대가 함께 모였던 때가 훨씬 더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고 세대 간에 걸쳐 교류를 가지는 것에 대한 이러한 언급은 문화나 인종을 넘나드는 교류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상대방의 입장 이해하기

앞장에서 살펴본 것처럼아이들은 다른 나라나 문화권에 속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상대방의 입장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문화적 바탕이 갖는 한계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나는 최근에 여덟 명의 고등학생들과 함께 그들의 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중 다섯은 미국 아이들이었고 셋은 이스라엘 출신이었으며 우리는 왜 남학생들은 친밀한 교우 관계를 갖는 것이 어렵고 서로 그토록 경쟁심을 갖게 되는지에 대해 토론했고 이스라엘 소년들은 자신들의 우정이 대부분의 미국 아이들의 우정보다 더 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아이들의 주장이 너무 강해서 미국 아이들은 이스라엘 아이들의 친밀한 우정이 부럽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또한 미국 아이들은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며 무엇 때문에 친밀해지지 못하는지 자문해보았고 그 아이들은 믿음 관심 그리고 문화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는데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동일 문화권의 아이들만 있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이야기였고 결국 아이들은 자신들의 내적인 삶과 사교적 다양성을 개발시켜 부모는 무엇을 할 수 있는 한다는 방향으로 결론을 모으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이런 차이점을 극복하고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언제나 편안하지는 않지만 경우에 따라 바로 이러한 불편함이 훗날 기억하고 싶은 추억으로 바뀔 수도 있으며 한 학급에 서로 다른 문화권의 아이들이 섞여 있는 학교에 다녔던 아이들은 거의 모든 아이들과 정을 나눌 수 있으며 아이들이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친구의 범위와 교류하는 친지들의 폭을 넓혀주는 것만으로도 훨씬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해 줄 수 있으며 아이 친구의 그리고 아이 원수의 부모와 친해져라 이 친구들의 부모와 사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와 사이가 나쁜 친구들의 부모와 낯을 익혀두는 것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며 상처 입고 분노하여 급기야는 그 부모들에게 전화를 걸고야 마는 상태에까지 이르면 안 되며 화가 나서 하는 전화는 거의 언제나 파멸을 부르고 예외 없이 그런 전화는 상대편 아이의 부모를 방어적으로 만들며 개학식 날 저녁이나 축구 경기장 한편에서 그런 부모들에게 접근할 기회를 찾아라 잠깐이라도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면 뭔가 달라질 수 있으며 내가 아는 한 엄마는 자기 아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 방법을 따랐고 그 엄마는 유치원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다른 학부모들을 찾았고두 명의 엄마와 그들의 자녀와 함께 모여 노는 날을 정하고 실천했고 어른들은 잘 모르는 아이들의 숨겨진 삶 엄마들이 새우 샐러드를 먹으며 노닥거리는 동안 어린아이들은 물뿌리개를 갖고 모래 상자에서 놀았고 시간이 흐르자 이 모임에는 아빠들도 합류했고 오래지 않아 세 가정과 여 명의 아이들은 매년 월 휴가 때 웨스트버지니아 주에 있는 소박한 가족 휴양지에 가서 하이킹을 하고 주사위 놀이를 하며 주말을 보내고 식사는 카페테리아에서 하되 큰 그릇에 담아 각자가 떠먹게 하기로 계획을 짯으며 몇 년이 지나도록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우정을 유지했고 비록 이혼과 재혼 이사와 진학으로 몇몇 구성원이 바뀌기는 했지만 그리고 아이들 사이에 피할 수 없는 다툼과 친구들 내의 다소간의 위치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부모들이 여전히 친하게 지냄으로써 아이들에게 안전하며 포용력 있는 기반을 제공해주었고 시험 삼아 시작했던 첫 모임 이후로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들은 해마다 월의 어느 주말을 정해 모임을 갖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내 친구는 이렇게 말하며 바라건대 아마 년 내에 우리 아이들이 결혼해서 자기 아이를 갖게 되면 우리들의 모임에 또 한 세대가 더 해지겠지 아이의 사회적 고통에 공감해주되 중심을 잃지 마라 아이들이 아파하면 우리는 마치 우리 자신이 아픈 것처럼 그 고통을 그대로 느끼고 아장아장 걸음마를 하는 아이가 이마를 꽝 부딪히면 우리는 아이와 거의 동시에 아야 하고 얼굴을 찡그리며 부모라면 느장 부모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낄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부모는 아이들이 겪는 사회생활의 고통도 함께 느끼고 아니 어떤 때는 오히려 아이들보다 더 많이 느끼며 어떤 때는 너무 심할 정도지만 이러한 감정 이입은 바람직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가 이런 문제에 있어서 지나침이 어디 있겠는가.

아이들보다 더 아픈 이유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아이들보다 더 절절한 아픔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일까 우리가 더 심하게 아픔을 느끼는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아이들은아픔을 극복하는 속도가 우리보다 빠르며 칼에 베이거나 다리가 부러져도 아이들이 회복 속도가 빠른 것처럼 모욕당하거나 마음에 상처를 받아도 아이들은 우리보다 더 빨리 털어버릴 수 있으며 둘째 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아이들은 상황을 해결하고 친구들이나 또래 그룹들과 잘 지내려는 의욕이 강하다 셋째 아이들은 고통을 우리에게 떠넘김으로써 자신들은 얼마간 그 고통에서 놓여주고 아이들이 아장아장 걸어 다닐 때 입안에 있는 것을 먹기 싫으면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 손에 뱉어냈던 것처럼 그들은 우리가 자기를 감싸주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넷째 이것이 가장 중요한데 부모는 자신들이 어렸을 때 어떤 대접을 받았으며 그때 기분이 어땠는지를 아직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느끼는 괴로움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는 것이고 아이들의 기분은 너무나 쉽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어른들 같으면 한동안 속상해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금방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 되며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나는 내 아들 윌과 친구 존이 우리 뒷마당에서 모래를 파며 노는 것을 보고 있으며 한 시간 전만 하더라도 그 아이들은 상대방에게 심하게 소리를 지르며 다투고 있었으며 하지만 지금은 다시 절친한 친구가 되어 있으며 좀 전에 일어났던 사건은 잊은 게 분명한데 어른들은 잘 모르는 아이들의 숨겨진 삶 아이들은 이미 오래전에 다툼을 털어버렸고 나는 그 아이들이 난 네가 싫어 너하고 다신 안 놀 거야라고 소리쳤던 것 때문에 잠시 당황한 나머지 여전히 그 말들이 뇌리에 남아 있으며 나는 내 아이를 보호하거나 혹은 아이에게 유대감과 우정에 관해 가르쳐주거나 혹은 파멸 직전에 있는 우정을 구해내려고 그들 사이에 개입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으며 모든 것이 잘 되어가고 있으며 내가 여전히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라는 사실만 빼고는당신도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고 그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어리석게도 쉽게 용서하고 쉽게 망각하는 아이들의 기준으로 상황을 바라보지 못하고 우리 어른들의 기준으로 봄으로써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들의 우정을 그르칠 수 있다.

 

출처 : 또래집단 (마이클 톰슨 외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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