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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이 자기 집의 경우를 생각해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그렇다는 것은 부모는 다른 부모들과 똑같이 행동하며 부모는 서로 비슷한 말을 하고 서로 비슷하게 옷을 입고 그들은 아이들과 다른 척 행동하지만 사실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고 심지어는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무리를 지어 몰려다니기까지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그들의 반항심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집단생활의 법칙
집단 속의 아이들은 왜 그렇게 잔인하냐고 어른들은 때때로 내게 묻고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나는 항상 깜짝 놀라며 그럼 집단 속의 어른들은 어떤가 유대인 대학살은 어떤가 세르비아인과 크로아티아인은 또 어떤가 어떻게 수백 년 동안 함께 살아왔던 이웃이 갑자기 서로를 공격하고 서로를 적대시할 수 있을까 북아일랜드의 신교도와 구교도들은 어떻게 별 죄책감 없이 서로의 이웃에 폭탄을 설치하고 불과 몇 블록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동네 사람들을 죽이는 걸까 후투족과 투치족은 또 어떤가 르완다에서 집단 학살이 일어나는 동안 한 후투족 남자는 투치족은 모조리 다 죽여야 한다는 족장의 말을 듣고 자신의 투치족 아내와 세 아들을 군중 앞에서 참수했고 어떤 힘이 그와 같은 일을 저지르게 할 수 있는가 집단의 압력이며 집단의 끔찍한 대의명분으로 나타난 집단의 압력은 어떠한가 묻는데 집단을 이루어 생활하는 모든 인간은 보이지 않는 중립적인 힘 즉 집단생활의 법칙에 지배를 받으며 그리고 아이들이 왜 서로에게 그렇게 잔인하게 구는지를 이해하고 싶다면 우리는 집단의 법칙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야 하며 사회적인 강제력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우리는 비극적인 사건들이 단순히 불량배나 폭력배에 의해 저질러진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우리는 선량한 아이들도 때때로 불량한 아이들과 완전히 똑같은 기본 원칙을 따른다는 사실이나 혹은 우리 학교에는 불량한 패거리뿐만 아니라 선량한 패거리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사회심리학의 영역
이러한 법칙들을 규명하고 연구하는 것이 사회심리학의 영역이며 중학생들과 더불어 집단의 압력에 관해 대화를 하면서 부모들도 역시 그런 것을 느낀다고 말해주었을 때 나는 그들에게 이 분야 연구의 중심 견해를 소개한 것이었으며 집단생활의 보이지 않는 규칙은 어디에나 있고 우리는 그런 규칙에 지배당하며 많은 부모는 집단의 압력이 공공연하고 강제적인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으며 그들은 자기 아이가 어떤 모임에 갔을 때 다른 아이들이 자기 아이를 에워싸고 술잔을 내밀면서 이렇게 말을 한다고 상상하며 그 정도 사양했으면 이제 마실 때도 됐는데 네가 만일 이 모임에 들어오길 바란다면 이걸 마셔야 하고 우리 모두 여기 서서 네가 마시는지 안 마시는지 지켜볼 텐데 네가 안 마시면 우리는 너를 조롱하고 창피를 줄 것이고 너를 우리 모임에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는 것보다 사실과 거리가 먼 것도 없을 것이고 사실은 바로 압력을 가하는 집단의 매력에 이끌려 그 집단에 속하고 싶다는 것이고 집단을 따르겠다는 동기는 각각의 아이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며 외부에서 강요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강압이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어떤 모임에 가는 10대 여자아이는 그곳에 온 사람들이 술을 마실 것인가의 여부를 아마 미리 알 것이고 그녀는 그 특별한 집단의 일부가 되어보고 싶거나 혹은 위험한 상황에 처해보면 기분이 어떨지를 알고 싶어서 자신에게 해로울지도 모르는 결정을 내린 것이고 술을 마셔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은 그녀가 모임에 도착하기 오래전부터 느낀 것인데 그것은 술을 마시는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자기 자신을 이미 상상해보았기 때문이며 그리고 그녀는 내적으로 자신을 시험해보며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한다고 해서 나도 꼭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지만 그녀는 어쩌면 술을 마심으로써 그 집단의 구성원이 될 각오를 할 수도 있고 혹은 술은 마시지 않고 그 집단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할 수도 있으며 그녀는 어쩌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집단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며 그녀는 아마 성공할 것이고 하지만 집단 행위의 힘에 관한 연구가 주는 교훈은 우리를 초라하게 만든다.
집단의 압력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솔로몬 아시아 스와스모어 대학에서 한 유명한 사회심리학 실험을 들여다보면 이 실험은 집단의 압력이 얼마나 위력적인지 명쾌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나는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즐겨 해주곤 하며 아시는 하버포드 대학 근처에서 한 젊은이에게 시각 인지 실험에 참가해주면 돈을 주겠다고 제의했고 그러면서 그 젊은이에게 스와스모어에 있는 심리학 실험실로 와달라고 요청했고 실험 대상인 그 청년이 도착하자 아시는 청년이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그 나이 또래의 젊은이 여덟 명을 소개해주었는데 그들은 모두 연구자와 공모한 사람들이었으며 진짜 실험 대상은 오직 그 청년 하나였고 그는 학생들에게 선이 하나 그어진 카드 한 장을 보여주고 다음에는 각각 길이가 다른 세 선이 그려진 카드를 보여주었고 먼저 카드에서 보았던 선과 길이가 같은 선을 나중 카드에서 찾아보라는 문제를 주었는데 이것은 사실 아주 쉬운 문제였고 공모자들은 처음 몇 번은 옳은 답을 말한 후 그다음에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틀린 답을 말하기 시작했고 모두가 말을 하고 나면 실험 대상자인 청년이 맨 마지막으로 말을 하도록 자리가 배정되어 있었으며 그럴 경우에 그 실험의 대상 역시 그들을 따라서 틀린 답을 말하게 되는 경향이 있으며 실험 대상을 바꿔서 같은 실험을 실시한 결과 세 사람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자기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집단의 의견에 반대했고 실험 대상의 3분의 2가 집단의 견해에 동조하면서 자기가 보기에 명백히 옳은 답을 제쳐두고 인기가 많은 잘못된 답을 선택한 것이고 나는 이 실험을 캐나다의 몬트리올에 있는 중학교 학생들에게 이야기해주었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학생들은 그 실험 대상이 무슨 답을 말할지 큰 관심을 보였으며 우리 모두 그런 경험이 있는 것은 우리도 클럽에 소속되고 싶어 하기 때문이며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나 강렬해서 눈으로 뻔히 보면서도 엉뚱한 대답을 하게 되는 것이고 실험 대상의 인식이 바뀐 것은 절대 아니었고 그들은 자기가 하는 대답이 틀리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자기 눈이나 정신 상태를 의심하게 되더라고 했고 만일 그들이 자신의 견해를 고수하고 옳은 대답을 내어놓는다면 자기 눈에만 똑바로 보인다는 것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느낄 것이고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내성적인 성향을 가진 아이들일 수록 그런 경향은 강하게 나타나는데 항상 강의실 구석 자리를 선호하고 조용히 묻혀 있으며 노력하는 아이들은 분명 이상한 것을 눈치챘더라도 굳이 그것을 입 밖으로 내서 주목받게 되거나 심지어는 공격받는 일이 뻔히 예상되는 것을 못 견뎌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출처 : 또래집단 (마이클 톰슨 외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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