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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이는 자신이 맺은 관계에 대해 자신감과 신뢰를 가져야 그것이 나중에 우정으로 발전될 수가 있으며 캐롤리 하우즈는 아주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우정은 엄마와 자녀의 조화로운 관계를 닮은 친교 형태다라고 서술하고 있으며 3세 반에서 우리가 관찰했던 두 가지 우정의 특징은 이 네 명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서로에 대한 호의와 신뢰가 그들의 엄마와 단단하게 형성된 애착의 재생산이라는 점이며 어울림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친구 관계가 허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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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친구 이웃 친구

이번에는 매사추세츠 거리의 아래쪽으로 좀 더 내려간 다른 지역의 일반 가정으로 눈을 돌려보면 우리는 여기서 지나와 캐런이라는 다섯 살 동갑내기 여자아이들의 독특한 관계를 살펴볼 것이고 좁은 차도를 사이에 두고 늘어선 오밀조밀한 목조 3층 집들은 교외의 널찍널찍한 저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친밀감을 자아내는데 이곳 아이들은 거리가 안전하고 가까이에 믿음직한 어른들이 많다는 생각에 혼자서도 이 집 저 집 쉽게 들락날락하며 놀기에 마당이 좁아 놀이공간이 부족하므로 아이들은 토마토 나무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잔디가 깔린 들판으로 모이며 지나와 캐런은 3주 차이로 태어났고 다섯 살이 된 지금까지 서로를 알고 지내고 그 둘은 바로 이웃에 사는 것은 그들의 아버지는 사촌 간이므로 이 아이들은 서로 육촌이 되며 이들의 증조할아버지는 아래쪽으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네 번째 집에 사는 것은 그들은 가족들이 여름에 바비큐 파티를 할 때면 휴대용 아기 바구니에 함께 누워 있었고 생후 10개월이 되어서는 증조할아버지 댁의 크리스마스트리 주변을 엉금엉금 기어 다녔고 친척들 모두 인정이 많고 가까이 지냈으며 어른들은 지나와 캐런이 어린 나이인데도 아주 친하다며 좋아했고 증조할머니도 자신의 사촌과 가깝게 지내며 자랐기에 누구나 이 두 아이가 자라면 친구가 될 것임을 알 수 있었고 어느 모로 보나 그들은 친해 보이고 인생에서 처음 5년 동안 그들은 항상 붙어 지내는 놀이 친구였고 캐런이 심심할 때면 옆집으로 가서 지나를 찾았고 지나도 그랬는데 두 아이가 만나면 처음엔 서로 조심하는 눈치로 보다 캐런은 처음엔 수줍은 표정으로 가만히 서 있으며 캐런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혼자서 바비 인형을 갖고 상상 놀이를 하던 지나는 그 놀이를 멈추게 되며 그래서 지나는 자신의 방에서 나오면서 잠시 머뭇거리게 되고 캐런과 달리 지나는 심심하지 않았고 지나는 혼자서 오랫동안 잘 놀기 때문에 주인으로서 캐런을 맞이하기 위해 놀던 것을 정리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데는 몇 분 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캐런은 자신의 바비 인형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나의 인형을 함께 갖고 놀 것이고 지나의 엄마는 캐런을 반갑게 맞아주면서 지나가 마음을 정리하는 동안에 따뜻한 말을 건네고 즐겁게 혼자 놀고 있는데 친구를 놀이에 끼워주는 일이 항상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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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기본적인 여건

지나와 캐런에게는 우정에 필요한 기본적인 여건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즉 지리적 인접성 친밀성 놀이를 조정하고 그것을 유지하는 능력이 그것이고 게다가 이 두 아이에겐 또 다른 기술도 있는데 아동 발달에 있어서 점점 더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고 그들이 평생 사용하게 될 그 기술이란 바로 갈등을 해소하는 능력이며 남과 나눈다는 것 그것은 이 나이의 아이들에게 아주 중요하며 놀이를 조정하기 위하여 이 두 아이는 개인적인 욕구나 욕심을 기꺼이 포기해야 하고 상상 놀이를 하며 같이 놀기 위해서는 자기 마음을 조절할 줄도 알아야 하며 지나는 캐런이 바비 인형의 옷을 벗기게 내버려 두어야 하고 자신이 골랐을 법한 옷과는 다른 옷을 골라서 인형에게 입히는 것을 두고 보아야 하며 무엇인가를 남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발달상의 성과이며 3세 이하의 어린이들은 대부분 놀이가 이루어질 수 있을 만큼 지속적인 나눠갖기가 불가능한데 다섯 살 정도는 되어야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이 정도의 발달 단계에 들어서고 그들을 초기의 자기중심적 태도에서 벗어나 연합 놀이를 하도록 유인하는 것은 다른 누군가와 함께 노는 것이 혼자서 노는 것보다 더 창의적이고 훨씬 더 재미있다는 데 있으며 바로 당신이 만들어놓은 것을 칭찬하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며 그리고 당신이 너무나 좋아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주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고 어린아이들이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놀이의 고원에 따로따로 도달하기란 어렵고 아이들은 함께 애쓰며 거기까지 기어 올라가야 하며 놀이의 고원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한 아이에게만 전적으로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창조하는 공간이며 그들 각자는 완전히 제멋대로 할 수 있던 개인적인 놀이 공간을 포기해야만 하며 타인의 놀이관에 맞추느라 너무 심하게 자신을 축소할 필요는 없고 이는 지나와 캐런의 사례에서 볼 수 있으며 일단 지나의 엄마가 자리를 뜨면서 그들에게 공간을 마련해주면 두 아이는 서로 빙빙 돌면서 상대방의 의중을 알아보기 위해 탐색전을 편다.

경쟁적인 드라마

결정되어야 하는 첫 번째 문제는 핼러윈 의상이며 공주로 분장할 건데 엄마가 옷을 만들어 놨다고 캐런이 대답하면 지나에겐 즉각 세 가지 감정이 생기는데 우선은 그들이 같은 옷을 입지 않게 되어 기쁘면서도 자기는 캐런처럼 공주가 될 수는 없겠다는 것에 속이 상하며 또한 캐런의 엄마가 의상을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지나는 당황 하며 지나는 옷가게에서 공주 의상을 본 순간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자신은 베일을 두른 요정이 되기로 이미 마음을 정해놓았기에 아이는 엄마가 만들어준 의상을 입는 것이 가게에서 그런 의상을 사는 것보다 더 좋은지 아닌지 알 수가 없고 아마 좋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1년 중 이때가 되면 마을 여기저기에서 드라마와도 같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는데 핼러윈은 어린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명절이며 모험이 있기 때문이며 아이들이 밤에 집 밖의 세계로 나가서 마녀나 악마 등의 사악한 존재가 되어볼 수 있기 때문이며 또한 그들은 공공연히 떠들고 다니며 낯선 사람들에게 자기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임을 알고 있으며 그것은 많은 아이들에게 평소 경험하지 못하는 자의식과 경쟁심을 부여하며 아이들은 핼러윈에 성공을 거두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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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와 캐런의 의식 수준에서 도저히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기들이 벌이고 있는 경쟁적인 드라마가 단지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엄마들의 경쟁까지 뒤얽혀 있다는 사실이며 사촌 동서간인 그 엄마들 사이에는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경쟁심과 질투심이 있으며 캐런의 엄마가 꼼꼼한 주부인 반면에 지나의 엄마는 그다지 정리정돈을 잘하지 못하며 이 두 아이에게는 우정을 키울 수 있는 지리적 인접성과 가족의 후원이라는 이점이 있지만 그들의 놀이를 둘러싸고 부모들의 복합적인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불리한 점도 있다.

 

출처 : 또래집단 (마이클 톰슨 외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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