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집단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들

아이들의 우정과 자기 통제 능력

꿈날개 2022. 3. 9. 04:01

생후 4개월짜리 동생이 있는 조셉은 곧잘 쇼핑도 하고 요리도 하며 장을 보는데 그들은 편리하게 다락 바깥쪽 벽에 붙여놓은 붕붕 차를 몰고 가게로 가면 그 교실 안에는 잘 꾸며진 부엌과 플라스틱 쇼핑 수레가 있고 꽤 잘 갖추어진 식료품점이 있으며 거기에는 플라스틱 오렌지와 플라스틱 바나나 그리고 아기 우유병 등이 있으며 그 둘 사이에 갈등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고 다음에 무엇을 할지에 대해 의견이 다른 경우도 가끔 있지만 상대방이 강력하게 주장하면 서로 양보하고 곧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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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 기술과 우정

에이미와 조셉의 놀이는 놀라울 정도로 짜임새가 있을뿐더러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그 둘은 복합 놀이를 상징 단계까지 이미 터득했고 상징 단계란 가상 놀이를 함께 할 수 있는 단계를 두고 심리학자들이 하는 말은 노는 모습을 보면 두 아이는 사회적 모방 협력을 통한 문제의 해결 그리고 역할 바꾸기를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파트너로 서로를 인식하며 이 모든 능력은 발달 단계가 더 진행되어야 얻을 수 있는 것들인데 이 교실에서 오직 에이미와 조셉만이 그런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고 비슷한 기술을 터득한 아이들은 많으나 에이미와 조셉만큼 절친한 친구가 되지는 않으며 이 부분에서 개념상의 딜레마가 제기되며 우리는 사교 기술과 우정이 같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며 사교 기술이 있으면 우정을 갖기가 쉽지만 빈약한 사교 기술이 우정의 발전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으며 이는 사교 기술이 중요하긴 하지만 우정을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걸 암시하며 궁극적으로 우정이란 아이들이 서로를 선택하고 서로를 신뢰하고 사랑하느냐의 여부로 정의되어야 하며 앤드루와 커트의 유대도 에이미와 조셉처럼 긴밀하지만 이 아이들의 놀이는 복합 놀이도 아니고 상호적이지도 않은데 앤드루는 3년 7개월 된 남자아이며 이 아이를 관찰할 때면 나이에 비해 조숙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서 앤드루는 이 반에서 유일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며 그리고 기질상의 이유 혹은 아마도 자신이 소수의 존재라는 어떤 자각이 있어서인지 아이의 얼굴에는 자의식과 자존심이 서려있으며 앤드루는 나이에 비해 몸집도 크고 교실에서 움직일 때도 매우 신중하고 찬찬한데 커트는 앤드루와는 아주 딴판으로 그 아이는 비쩍 마르고 곱슬머리에 피부는 희며 3년 2개월로 앤드루보다 어린 데다가 제 나이에 비해서도 하는 짓이 어리고 커트는 항상 말썽을 피우고 선생님이 하는 말을 귀담아듣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이며 무엇이든 선생님이 일일이 일러주어야만 하며 커트는 툭하면 타임아웃 잘못을 저지르거나 산만한 아이에게 일정한 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 있게 한다든지 함으로써 행동을 제약하는 일종의 벌칙을 받는데 그런 일은 앤드루에게는 절대 있을 수 없고 앤드루는 커트가 어쩔 수 없이 말썽을 저지르는 것을 이해하고 속상해하는 듯 보이지만 어떻게 도와야 할지 방법을 알지 못한다. 함께 노는 것 자기 통제 능력도 아이의 자기 통제 능력에 너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둘이 친하게 지내는 것에 대해 의아해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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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와 커트

그러나 두 아이는 학교에 오는 순간부터 둘 중 한 아이가 집에 갈 때까지 떨어지지 않으며 그들은 어깨를 맞대고 합심해서 놀거나 서로 팔이 닿을 정도로 바짝 붙어서 뱃놀이를 하며 그들은 각자 자신의 배에 몰두하면서 상대방의 칭찬을 이끌어내지만 그 둘의 배는 똑같은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물속 괴물네스 호수의 괴물처럼 육지와 물 양쪽을 오가는 브론토 사우루스를 말함이 커트의 배를 위협하며 앤드루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면서 커트의 움직임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그러나 커트의 배를 구조하러 가지는 않으며 앤드루의 배도 마찬가지로 그가 만들어낸 이야기에 따라 움직이지만 친구의 위기에 뛰어드는 짓은 하지 않는 것처럼 분명히 앤드루와 커트는 에이미와 조셉처럼 복합 상징 놀이를 함께 즐기는 단계에 있지는 않은데 그들이 에이미나 조셉만큼 친하지 않다는 의미인가 그들의 우정이 확고하지 않다는 뜻인가 두 가지 의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고 두 아이의 놀이는 에이미나 조셉의 놀이처럼 발달된 것이 아닐지도 모르며 그러나 친밀감과 애정이 분명히 존재하며 그들 사이에 다툼이 있을 때 느끼는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이며 커트가 앤드루에게 화가 날 때면 그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못하며 그래서 커트는 마치 앤드루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며 그 아이는 앤드루에게 등을 돌리고 모른 체하며 그러고는 교실 가장자리에서 놀이를 하며 앤드루는 크게 상처를 입고 앤드루는 커트와 다시 친해질 때까지 허둥대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교실 내에서의 남자아이들의 우정에 어떤 비밀스러운 토대가 있는지는 그들이 교실을 벗어나 운동장으로 나갈 때면 확연히 드러나는데 앤드루는 조심스럽고 신중하고 커트는 작은 폭풍처럼 맹렬히 움직여 와서 잡아보라고 약 올리는 커트가 앤드루에게 소리치고 커트의 몸놀림과 달리기는 어찌나 활기가 넘치는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으며 그 느낌이 앤드루를 즉각 끌어들이고 앤드루는 다른 어느 때보다 정신없이 놀고 이내 둘은 서로 번갈아 가며 쫓고 쫓기면서 깔깔거리고 뛰어다니는데 앤드루와 커트가 이런 놀이를 좋아하고 서로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명백하고 그 장면을 보면 당신도 미소 짓게 될 것이고 그리고 모든 아이들이 저런 즐거움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되고 커트와 앤드루 에이미와 조셉처럼 서로 좋은 친구가 된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룹을 지어서 일상적으로 함께 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있고 사교적이지 못한 아이들도 적지만 몇 명 있는데 그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 하는 놀이에 끼려고 노력을 하다가도 너무나 어색하고 쑥스러워서 이내 그만두고 나름대로 노력은 하는데 곁에서 지켜보기가 안쓰러울 정도인데 이것대로 그런 상황은 계속 반복돼서 제가 바라는 게 있다면 그들이 자기들만큼 수줍음이 많고 어울려 노는 것에 서툰 아이들을 알아보고 같이 놀았으면 하는 것 그럼 서로 외롭지 않을 테니 이 여정에서 처음으로 우리는 사교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사교적으로 뒤처질 뿐만 아니라 외로움을 맛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며 사과나무 어린이 집의 유아들이나 걸음마 쟁이 아이들 중에는 친밀한 우정이 형성되는 경우가 흔치 않지만 그곳과 달리 3세 아이들은 함께 노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정말로 혼자 노는 것을 즐기는 아이가 아닌 한 친구를 사귀는 능력이 없으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며 다시 말해서 최고의 친구가 행복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또래들과의 긍정적인 교류는 필요하며 미셸이 지적하는 현실은 세 살이면 애착의 유형 기질 발달상의 능력 그리고 삶의 경험들로 인해 아이들이 우정을 가질 가능성에 제법 큰 격차가 생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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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와 커트의 경우에서 보듯이 아이들의 기질이나 행동의 차이가 반드시 우정에 장애물이 되지는 않으며 실제로 자신과 반대되는 기질이나 행동을 보이는 아이에게 호감을 느낄 수도 있고 서로 상대방을 보완할 수도 있으며 비록 앤드루가 신체적 성장이나 집중력에서 앞서 있다고 하더라도 커트는 운동 신경과 운동 능력 면에서 앞섬으로써 두 아이는 발달상으로 서로 잘 어울리는 것이다.

 

출처 : 또래집단 (마이클 톰슨 외 2012)